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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중/2차

형제1


 덧글로만 달자니 짤 보면서 떠들고 싶어서 이제부터 글로 빼야겠다. 형제관련 하고싶은 소리가 많으니까 차근차근.


 들어볼수록 영화쪽 각색이 꽤 이미지를 깎아먹은 진행이었구나 싶다. 나한테는 원작을 기준으로 깔고 간다고 봤을 때, 일단 주인공인 프로도의 시점에서 나온 각색이라면 그리 보일 수도 있겠으려니 혼자 납득한 셈이지만 사실 그렇다고 하기에도 구조나 전개나 캐릭터성이 많이 갈려나갔지. 하지만 나란 사람, 피터 잭슨 존잘님의 2차 창작물에 거하게 낚인 사람이기 때문에 나야 오히려 원작이 서먹하면 서먹했지 영화는 뭐 충분히 만족스럽고. 방대한 원작을 영화화하는 고민에서 일단은 영화로서 재밌냐가 문제인 것 같다는 점에서 충분히 선방한 셈이라 나야 피잭이 보여준 각색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가령 원작의 선비같이 올곧은 파라미르를 원작기준 다른 캐와 비교했을 때 내가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아직 읽지 않은 지금은 전혀 감도 안 잡히고. 대쪽같이 곧은 캐릭터야 좋아하지만 들을수록 피잭각색의 드라마성이 훨씬 취향인 건 어쩔 수 없더라. 킬리고 레골라스고 영화판 성격이며 포지션 기믹이 기똥차게 취향인 거부터 해서 고오맙습니다 존잘님. 제가 존잘님때문에 이렇게 낚였어요, 피잭 존잘님. 존잘님의 캐해석이 말이죠....ㅇ<-< 나야 영화 영업으로 소설에 관심주고 있는거니 원작얘기를 뒤늦게 듣는다고 해도 일단 배우들에게 호감이 많은 상태라 분리해서 생각했으면 생각했지, 아쉽게 생각되지는 않을 것 같다. 


 쓸때없이 길어지는 말은 접어두고, 아무튼 다 커서 보니까 보로미르랑 파라미르가 좋아서 부르다 침 떨어질 것 같아. 보로미르 진짜 아.......... 보로미르.....아...숀빈의 보로미르가 너무 좋아...ㅇ<-< 정작 숀빈도 좋아하는 얼굴 취향이 아니고 극에서 보여지는 숀빈이 연기한 보로미르의 연기 스타일도 취향이 아닌데 숀빈이 보로미르를 한 게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다 커서 원작설정 다 듣고 영화 다시보고 아이고 아이고 곤도르 사나이ㅠㅠㅠㅠㅠㅠ아이고 부르다 죽겠네. 게다가 원작과 다른 캐릭터성 대신에 마지막 대사 보고 아이고 이 남자가ㅠㅠㅠㅠㅠㅠ 보면서 땅을 쳤으나 내심 으아니 이렇게까지 절절하게 생각하고 있다니 좀 놀라고 괜히 고백같아 부끄럽더라.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못할 소리도 한다더니 아이고 이 남자가 진짜 가나보네 아이고 그러면서 보고 있었지. 그러다 원작얘기 들어보니 깔끔하게 마이 캡틴 없이 갔다길래 마음이 편해졌다. 대사 자체는 여러모로 참 고맙고 보배로운 대사였지만, 그리고 잔뜩 깎아놓은 이미지를 좀 살려주고 떠나는 대사기도 하고. 하지만 내심 무비 호빗에서 오 날 구해주다니 신의! 충성심! 강한 용기! 도둑, 너 괜찮은 녀석이었구나..! 하며 포옹하던 소린을 볼 때처럼 왜 부끄러움은 내 몫인가..!하는 생각이 든걸 보면 그냥 내가 꼬여있나보지. 부끄러움의 방향성은 좀 다른 느낌인 게, 보로미르쪽은 덕분에 죽는 순간이 클라이맥스였고 소린쪽은 다, 당신이란 난쟁이들, 과연 성격이 돌직구인 종족..! 체면 좀 차려주세여! 차라리 츤츤거리란 말이야! 하는 부끄러움..?




 아무튼 요는 보로미르 참 좋다. 영화에서 보다 호감이미지가 강했으면 캐릭터야 더 좋았겠지 싶지만, 전후 지식없이 보는 장편 판타지 영화로는 여러모로 잘 된 각색이라고 생각되서 영화만으로도 충분했다. 오히려 원작설정을 듣고나니까 영화와 원작은 별개라고 봐야한다지만, 나야 팬심으로 겹쳐보면 그 남자가 저렇게까지 되도록 만드는 반지의 요망함이 강하게 느껴진 셈이고. 알고 보니까 보로미르의 자잘한 장면들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른다. 처음 볼 때야 아라곤에 집중하다 시선을 놓치게 되는 편이라 예전에는 몰랐는데, 막상 요즘 다시 보니 그 사소한 장면들이 다 재밌으라고 넣은 게 아니라 보로미르의 캐릭터 설명 장면이란 걸 느끼고 나니 참 여러모로 잘 만든 영화구나 새삼 또 느꼈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새삼 다시 보니, 또 어찌나안타까운지. 호빗들과 놀아주는 모습이나 나이같은 거 망각하고 프로도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이라거나, 간달프 추락 직후 반응같은 부분들. 크게는 반지를 처음 봤을 때의 반응이나 프로도와 대치할 때도 탐욕이 아니라 곤도르를 염두해두고 있는 말하기 같은 부분. 여러모로  좋아하는 요소는 고루 갖췄는데 리타이어했네´_`자기 가치관이나 고집에 있어서 확고한 신념이 있고, 그걸 밀고 나가는 추진력과 우직함, 반면 성격 자체는 웃음이 많은 성격에 기왕이면 남자답고 능력은 좀 있는 게 좋고, 남에게 신임받는 위치에 서서 그 위치의 책임을 알고 있는 인물. 여러모로 이런 인물 정말 좋아하는데 가만 다 커서보니 해당사항이 많아서 빠진 것이 맞습니다. 원작얘기들어보니 섭정가의 아들이라서 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맨 오브 곤도르라는 입지도 확실하게 온 것 같고. 물론 원작은 구체적으로 모르니 내 관점에서의 필터링에 동인해석이지만 뭐 내가  선생질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좋다는데 뭐 어때ㅠㅠㅠㅠㅠ 이게 늘 부담이 되서 트위터에서 내 마음대로 싸지르지를 못 하겠더라고 아휴.




 다시 봐도 숀빈의 이목구비나 보로미르로 보여지는 연기 방식은 영 취향이 아닌데 그게 보로미르라서 너무 좋다. 일단 스타일링에 낚인 것이 맞는 것 같아. 저 귀 뒤로 살짝 넘기는 머리 진짜 하 한번만 만져봐도 되요 오빠? 하 진짜........ㅇ<-< 이 사진 볼 때마다 토르 생각나더라.


  저번에 트위터에서 떠들던 거지만 토르-보로미르-필리 이 라인으로 만나면 진짜 좋을 것 같은데. 숀빈도 키가 크겠지 싶지만 토르는 토르 자체도 크겠다 어림잡아보지만 일단 헴스워스가 워낙 커서? 이러면 상중하 신-인간-난장이 뭔가 골고루 다 갖춰졌잖아. 셋이서 교집합도 웃기다. 일단 셋 다 형이고 후계자라는 기믹이 일치하는데다가 머리 색도 밝은 톤이고 나름 셋 다 시원시원하게 싸우는 스타일 같고. 토르-필리는 금흑형제라는 것도 있고, 보르미르-필리는 리타이어 캐릭터라는 게^^;; 보로미르-토르는 뭐였더라. 졸려서 뭐가 겹치던가 기억이 안 난다. 아무튼 셋이서 만나서 동생들 얘기도 하고 후계자의 고충도 얘기하고 화하ㅏ하하하하하하하핳하 호탕하게 웃으면서 대작하면 즐거울 것 같더라. 그러고보면 셋다 제형을 좋아하는구나 난. 어차피 리버시블이라지만.




 형얘기 나왔으니 동생도. 뻘하게 딘 동생 사진을 봐서 그런가 닮아보인다. 영화 개봉당시 엄청 싫어했던 형제였는데 n년만에 이렇게 감상이 극으로 갈릴 줄이야. 얘기 들어보니 영화쪽 각색이 상당해서 캐릭터 성격 자체가 바뀌었던데 괜찮아. 난 좋으니까◑◑ 원작 성격을 그대로 깔고, 한 면만 부각시켰다고 볼 때 더 좋다. 원작의 그 올곧고 바른 성격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아니 걔가 이렇게 됐단 말이야? 하는 안타까움을 깔고 가는 느낌이라 반지 시리즈 다시 본 이후로 새삼 호감이 된 것이니까. 다시 생각해도 진짜 캐스팅 귀신같은 피잭같으니. 정말 안 좋아하는 스타일의 얼굴인데 반제의 두 형제가 너무너무 좋다. 정말 좋다. 원작의 캐릭터성이 보다 취향이겠지 싶지만, 아버지에게 형대신은 못 되어도 아들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쪽이 조금 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니까 더 안타깝고, 그래서 부각되는 장면들도 생기고 그랬으니 일단 영화 다시 보며 어찌나 안타깝던지. 형보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생각하는 인상이지만, 정작 행동하는 거 보면 과연 그 시대라 그런가, 섭정가의 아들로 자라서인가, 전쟁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으레 그런건지 조용조용한 느낌이 있으면서도 행동도 사고회전도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서 어찌나 매력있던지. 게다가 철두철미 완벽한 게 아니라 거기에 영화 각색에서 미묘한 인간적인 감정들이 잔뜩 끼얹어져서 보는 사람이 다 설레더라. 굉장히 납득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는 느낌. 대신 이 캐릭터가 원래 갖고 있던 캐릭터를 많이 잃었지만 난 좋으니까 상관 없어ㅇ>-<




 아휴. 두 형제 생각할때마다 드는 생각은 보로미르가 살아서 곤도르로 돌아왔어야 어떻게 반갑게 인사했겠지? 로한에 가서 블라블라 떠들겠지? 메리 피핀이 끌려간 걸 엄청 후회했겠지? 그런 생각들을 하다가 표정이 굳고 원작에서ㅠㅠㅠㅠ원작에서 이미 죽여놔서ㅠㅠㅠㅠㅠㅠ영원한 나의 패러렐이네. 들어보니 원작의 데네소르2세는 영화보다 훨씬 섭정답게 활동했다지만, 저런 상황에서 형과 시기심없이 우애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굉장한 설정이다. 둘 모두가 호감이 안 들 수가 없잖아. 게다가 한 쪽의 능력치가 차이지는 것도 아니고 방향성만 다르지 둘 다 할만큼 하고 있던 남자들이 그것도 형제에 왕이 부재중인 나라의 섭정가 형제라니 세상에.........:0.... 너무 좋더라. 아내를 잃고 남자 셋인 구성도 답답하고 꾸덕하고 뭔가 미소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셋이서 힘내보려고 움직일 걸 생각하면 뻘하게 좋다. 물론 시대상도 한몫하지만.


 진짜 형제의 생전 대화가 너무 궁금한데 원작에는 나올까? 나오나? 위의 저 장면도 원작에는 없다고 알고있는데. 덕분에 배신기믹을 깔고 간다지만, 시대상과 당장의 다급한 감각에서 생각하면 썩 납득이 안 되는 것도 아니라서. 물론 결과야 뻔했겠다지만, 영화상 데네소르 2세의 반응도 각색이라고는 해도 일부 꽤 상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묘하게 이번에 영화 다시 보며 느낀 건 이제 벼랑끝에 몰려있는 상황이라지만+극이니까 더 적극적인 각색에 진행이라지만 오히려 아라곤하고 레골라스, 간달프 셋이 여기저기 들쑤시며 상황때문에 꽤 강경하고 저항적으로 움직이게 하려고 하는 일관된 반응이 무서울 정도더라. 서 설득하란 말이야! 때리지 말고 말로 해! 화내지 말고 말로 꼬시란 말이야 어어엌ㅋㅋㅋㅋ하면서 봤다. 어릴 때와 달리 쓸때없이 상식적으로 생각해..!하는 기분으로 보는 내가 느껴지고. 로한에 로히림은 다 좋은데, 원군을 보내줘도 좋은데, 말똥은 누가 치우나..말 먹이는... 몇백씩 있으면 마굿간 짱 넓겠네? 그런 생각들이 아련아련. 아니 형제얘기하다가 로히림 말똥얘기는 왜 나오나.


 아무튼 두 형제 생각할 때마다 아련아련해진다. 레고 게임에서 바나나사를 당해서 그렇다던가...바나나 ...뻐킹 버내너.... 보로미르가 살아있었으면 좋았을텐데만 몇 번을 반복하는 듯. 2편에서였나, 3편에서였나 모습이 비춰져서 너무 좋았다. 보로미르 이케이케 참 괜찮은 곤도르 남자인데 아... 아...ㅇ<-< 그래서 너무 안타까워서 왕좌의 게임을 보려고 생각중이지. 머릿 속에서 대리만족을 해야겠어.


 이하 사심 넘치는 잡담은 덧글로.



 여담으로 이후 생각정리용으로 잡고 있는 인물들은 엘론드 일가, 필리-킬리쪽 두린 혈통일가가 역시 중심이려나. 그 외에 한번은 어둠숲부자도 한번. 그 외에 특정 커플링 글도 블라블라 정리 좀 해야지. 매번 하고 싶었던 얘기들인데 이렇게 쏟아내니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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