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친구랑 얘기하고 있는 일이라 두번 생각하기. 별건 아니지만 늘 스스로 걱정하듯 최근의 '허세'와 '감성'의 허들이 상당히 모호하고, 또 성가시다. 한창 감성 터지고 스스로 힘들고 생각 많았을 때는 이런 뜬금없는 글 들도 많이 쓰곤 했는데 요즘은 뭔가 그랬던 나 자신이 부끄럽다 생각되서 어딘가에 남겨두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하고 있는 생각을 발산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대신 친구랑 함께 떠들고 있었다. 가령 트윗이라던가. 나는 새벽감성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내가 평소 감성적이지 못한 만큼 그럴 때만이라도 폭발하는 감성에 대해 너그러운 편인데, 도대체 언제부터 그 감성들이 부끄러운 것이 됐는지 모르겠다. 허세 이전에 중2병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존나 부끄러운 건 존나라는 말을 버리지 못하는 나랑 이 망해가는 맞춤법과 지키지 못하는 과제마감이라고 씨부엉. 그건 정말 부끄러운 건데 오히려 그 쪽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세상이 되었지.
중2병과 허세, 물론 긍정적인 단어는 아니지만 요는 감성적인 것까지 중2에 허세로 몰아가는 요즘 분위기는 어째 좀 팍팍하다 싶다. 내 안에 중2와 허세의 구분은 감성적인 부분에서 강요라던지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시작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친구의 경우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주관이 없는 상태에서 안다고 생각하고 할 경우라고 얘기하던데 그쪽이 더 맞다 싶더라. 꼭 그렇지 않더라면 꼴랑 당장 백년 살다 가는 사람이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시즌도 다 한때요, 중2병을 봐줄 수 있는 시즌도 중2때 뿐인데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감성 터지는 고민마저도 이젠 팍팍하게 가만 두지 않는 분위기는 어째 좀 잔인하지 않은가 싶었다. 그거와 관련해서 요즘 세상은 먹고사니즘에 빠져있고, 그렇기에 현실적이기만 해도 바쁜데 감성터지고 있는 사람을 비난 하고 쿨, 시크해지는 것이 당연한 트렌드같이 되었다는 얘기에 어째 마음이 먹먹한 건 내 전공때문일 것이고. 세상이 팍팍해질수록 사람들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게 문화와 감성이라고 생각하는데, 문화와 감성을 즐기기에 세상은 너무 춥고 딱딱하다. 게다가 문화는 너무 값비싸고. 거기에 우리 나라는 열정페이계산법을 얹어 만드는 사람의 의욕을 꺾는 재주를 갖고 있지. 아무튼 요즘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고민하기도 전에 쓸때없는 감성은 필요없다는 짠소리를 듣고, 표현을 하는데 남의 눈치를 보며 그 표현은 부드럽게 완화한다.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자기 감성에만 집중하던 시절에는 나았지만 당장의 작년과 올해, 이것 때문에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싶은데 세상은 너무 사치스럽다는 시선을 준다. 그리고 나는 그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생각을 지속할 수 없다. 게다가 한가지 더 안 좋은 건 나는 내 생각을 적던 말하던 표현을 해야 정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이 상황은 더욱 더 부담스럽다. 나는 내 생각에 솔직하고 싶지만, 동시에 나 역시 그 쿨해지고 싶은 자존심에 상심하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다 결국 생각이 맞는 친구와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정리도 되고. 굳이 전전긍긍할 필요없이 세상이 차가워지는 만큼 서로서로 안 맞는 부분은 못 본척 넘어가는 게 최고라고 생각하고 보니 오히려 자기 생각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다른건 몰라도, 내가 유명하지않은 이상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 흠잡으려고 하는거지 관심을 주려는 건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꼴리면 새벽에 생각도 적고 하는거지. 결국은 다 한 때인데, 아주 잠깐 느끼고 가는 감정인데 왜 그조차도 정리하고 해소할 수 없게 하는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걸 풀어야 하는데 지금 사회에는 그걸 풀 방법이 극소수로 줄여진다는 것이 참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지금의 전공이 참 좋고, 앞으로도 이걸로 먹고 살고싶다는 생각은 날로 커지고 있다. 단 노력을 안 하는 건 내 부족함이지.
참 글을 못 쓴다. 생각은 많이 하는데 대게 내 생각은 추론같은 이미지가 강해서 글로 재미있게 적는 기술이 떨어진다. 대게 생각의 흐름이 도대체 왜 그럴까? 그래서일까? 그래설까? 아니, 그건 아닌데. 그렇다면 아하, 그래서였구나. 그렇다. 뭐뭐는 그렇기 때문인 것이다. 대게 이 흐름이라 어째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은 좋지 않겠다 싶지만 무슨 술주정이라도 부리듯 요즘 글 쓰는 버릇이 안 들은 것 같아서 반성용 글쓰기. 차라리 말로 하는거면 강약조절이나 시선, 비언어적인 표현을 동원할 수 있으니까. 구어체로 쓰면 조금 더 나은 편이기는 한데 왠지 구어체로 쓰면 좀 웃겨, 이런 생각들은. 엄청 감성터져 보이겠지. 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