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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중/2차

링컨으로 시작해서 기승전호빗덕질로

 리 페이스가 궁금해서도 있고, 이전에 아카데미 시상식 호평 관련해서도 궁금해하다가 요즘 날 자주 놀아주고 계시는 상냥한 친구님이 역사관련 영업을 많이 하셔서 둘이 보러갔다가 예상한만큼 아주 만족스럽게 보고왔지만 기승전 호빗덕질로. 관련해서 이래저래 많은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는 영화였지만, 관련해서 써봐야 내 생각뿐이니 생략하고 티스토리에 가져와봐야 덕질얘기니까 자기 전에 호빗관련 잡담이나.


 새삼 보면서 아련아련하게 생각하고 있던 건, 역시 소린의 위치였고. 딱히 링컨에게 겹쳐보고 있다기 보다는 새삼 소린의 위치나 상황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볼 계기가 된 것 같다. 덕분에 회지에 브레이크 걸린 건 좀 심란하지만 일단 접어두고.


  내내 고민스러운 게 소린의 책임감에 대한 실감에 대한 정도와, 그 부담감, 사실상 조카들을 제외한 직접적인 친족들을 다 잃고 혼자 남아있는 상황과 지금과의 연계성같은 게 영 마음에 걸렸었다. 가령 링컨의 경우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지만, 소린의 경우는 기반 자체가 왕의 후계자로 자라서 그 상황에 처해진 심정을 새삼 생각해보고 있다고 해야하나. 왕이나 리더 관련해서 딱히 덕질할 일이 없었으니 새삼해보는 생각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 영화와 원작쪽의 시차문제를 적당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의 영향도 있지만 막상 부모님도 잃고, 그 상황에 자기가 이끌어야하는 난쟁이들은 셀 수 없이 많고, 이후에는 두 동생 모두 잃고 혼자 남아 조카를 키워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마음에 남더라. 한 순간에 벌어졌다면 너무 비극이지만 원작의 경우는 꽤 서서히 진행된 일인 셈이니까 그런대로 어떻게 버티며 살았을까 싶어도, 일단 영화로 영업되서 아미티지의 설정을 베이스로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보다 젊고, 보다 단기간에 진행된 일의 결과로 조카들에 대한 시각이 그렇게 변했다는 게 상당히 매끄럽게 이어지는구나 납득하고 온 셈이다.


  아주 직접적으로는 영화 속 링컨이 두 아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며 절절히 느끼고 온 셈이고. 나야 꼭 두린세스트가 아니라고 해도 이 두린 난쟁이 셋을 중심으로 두고 놀고 있다보니 셋의 관계에 대해 여러모로 고민이 많아지던 차에 좋은 구경 한 셈이라고 해야하나. 2차덕질하면서 늘 내 안에 갈등 주요쟁점은


1. 소린의 꼰대정도 - 원작 / 영화 어디로 수렴해야 하는가

2. 형제 관계 해석 - a. 필리의 성격정의 b. 동인 해석인가, 원작에 수렴하는가


 요게 늘 갈등하게 되는 주요 소재인데,(아마 더 있을 것 같지만 접어두자. 넣어둬.) 전반적으로는 어차피 2차인거 내가 꼴리면 된다는 주의라 그냥 그 때 그 때 가장 꼴리는 쪽으로 수렴하지 설정에 연연하지는 않으려고 하는 편이기는 하다. 여러모로 나만의 동인설정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 편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영화한정으로 필리의 캐릭터가 영 '이렇다'고 정의하기에는 너무 애매하게 갈려나가서 쉽게 이게 좋다고 한 쪽으로 밀어붙이지 못하는 점도 있던 차에, 결국은 나야 필리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소린-필리의 관계때문에 혹해서 파고있는 호빗이니 링컨보며 최소한 어떤 관계가 될 수 도 있겠구나, 그 가짓수를 넓히고 돌아온 기분이더라.


 내 안에 소린-필리관계는 어차피 동인설정인거 나이대에 따라 변화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필리가 소린에게 기대하는 것에 대한 이미지는 뚜렷해도 당장에 내가 보호자가 될 일이 없었으니 소린이 필리에게 느낄 감정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편적으로만 느끼고 있던 경향이 있다. 일전에 혼자 답답해서 싸지르고 다시는 읽어보지 않았던 필리킬리 형제글도 기본적으로 형제->소린의 관점만 고민하고 있던 전형적인 결과물이고. 최소한의 한도내에서의 소린->형제에 대해서는 생각해봤지만 영화덕분에 조금 더 여러가지로 고민해보게 되서 기분이 좋다. 그러라고 본 영화는 아니지만 그야말로 뜻밖의 소득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득이 있었으니 조만간 또 한번 배설글을 써야지.


  애초에 소린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일부러 더 관심을 줄이려는 경향도 좀 있기는 있다. 아미티지의 소린이 매력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내 덕질 바운더리 내의 캐릭터는 아니거든.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킬리나 필리 개개인이 좋다기보다 그 셋의 구도가 상당히 생각해보는 맛이 있어 좋으니 겸사겸사 관심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 그리고 일단 영화기준인 이상 생각하려고 영화내에 소린을 떠올리다보면 아미티지가 떠오르고, 아미티지의 몸 비율이 떠오르고 그러면 행복해지니까 좋아하는 것도 좀 있다^q^ 기본적으로 쩜오디는 쩜오디지 배우 찾아보고 늘 여러모로 흥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미티지 아저씨는 알수록 소린보다 아저씨가 더 재밌고 그렇더라고..응...


 아무튼실제로 영화 자체는 진짜 취향인 편이었고, 영부인 드레스가 너무 예뻐서 보면서 호강. 인물 구도나 다루는 타이밍, 뭐 하나 취향이 아닌 게 없어서 지루하다기보다는 너무 재밌었다. 단점이 있다면 난 그냥 링컨의 그 느긋한 말하기가 빡치기는 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연들이 엄청 취향에 딱 맞게 다뤄져서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굳이 따지면 뉴스룸이나 광해의 링컨판, 확장판이라는 이미지. 연기도 연기지만 시각적으로도 즐겁고, 역시 영화 진행 호흡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흡족하다. 얘기 나오는대로 호흡이 느린거에 대해서는 좀 아쉬운 마음도 좀 있다. 집에 와서 잠깐 뒤져보다 생각해보길, 그 영국 드라마중에 '호킹'이었나, 그것 정도의 호흡이었다면 보다 긴박감이 있었겠지만 이 영화랑은 안 맞을 수도 있었게지 싶은 마음도 좀 ㅋㅋㅋㅋ 깨알같은 조고레와 이파체씨도 반갑고 다른 눈에 익은 배우들도 너무 좋았고 아 진짜 조연캐릭터 왜 이렇게 잘 다뤘지? 하나하나 내 취향이네? 1차창작 만화였으면 내 장르 될 기세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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